색깔로 보는 다섯 가지 인간형 by 행복리뷰
토성인 - 통념을 믿는 현실주의자
토성인은 통념적 가치관에 대한 진지한 믿음이 있습니다. “파이란”(2001, 송해성)의 3류 건달 강재(최민식 분)는 토성인 캐릭터의 전형입니다.
조폭을 할 능력이나 기질이 없는 자가 조폭을 하여 늘 어설픈 짓만 합니다. 토성인은 아무리 잔인한 짓을 하려 해도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이용해 먹는 친구의 잔머리를 간파하지 못하고, “친구니까” 그의 죄를 대신 뒤집어 쓰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토성인은 상식적입니다. 그리고 사회 통념적인 가치관의 지배를 받습니다.
건달(최민식)이 빚을 받으러 구멍가게에 들어갔다가 늙은 할머니에게 얻어 맞고 나옵니다. 그 이유는 상대가 나보다 어른인 할머니이고 불쌍하기 때문인 것인데, 직업적인 조폭으로서는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토의 캐릭터의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맞는 게 속편합니다. 그것은 그가 도덕군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체질적으로 상식과 통념을 거스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토의 캐릭터는 사회와 인륜을 지탱하는 상식과 통념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토성인의 연기를 보면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고 안전한 곳” 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토성인 캐릭터는 신뢰와 약속을 중요시하고, 안심되는 보스 스타일로 비쳐집니다. 드라마에서 아무 색깔 없이 등장하는 “사장”, “부장”, “사업가” 등은 대부분 토의 캐릭터입니다. 토는 세상을 지탱하는 힘이기 때문에 고정 관념이자 변치 않는 가치관을 신봉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토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상식과 통념에 대한 믿음을 긍정해 주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역으로 그것은 상식과 통념이 무시당하고 불투명한 미래가 불안하든 이야기이기도 합니다.